일본일상 | 카메이도텐신사(亀戸天神社) 등나무꽃 축제 - JH and BK

2018년 4월 22일 일요일

일본일상 | 카메이도텐신사(亀戸天神社) 등나무꽃 축제

마치 벚꽃이 지고 나서의 아쉬움을 달래주려는 바톤터치처럼,
4월 하순부터 5월초까지의 기간에 만개한다는 등나무꽃!

일본 뉴스에서 노다후지(등나무꽃)가 예상보다 빨리 개화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었기에
4월 중에 빨리 보러 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등나무꽃이 유명한 도쿄 고토구에 위치한 카메이도 텐신사 (亀戸天神社)



올해 2018년의 등나무꽃 축제기간은 4월 15일(日)부터 5월6일(日)이란다.

설마하니 첫 주부터 만개하지는 않았겠지 싶어서 첫 주는 건너뛰고
22일에 카메이도텐을 방문하게 되었다.


카메이도텐 신사는 인근의 어느 역을 선택해도 십여분을 걸어서 가야 하는 
애매~한 장소에 위치해있다.

그중 우리는 그나마 교통비가 저렴한 JR을 이용하여 가메이도역에서 하차하기로 한다.

역사 곳곳에 카메이도텐신사의 후지마츠리를 알리는 홍보물이 많이 붙어있었다.


역 개찰구를 나오자마자 바로 연결되는 아트레의 입구에 
등나무꽃 장식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상점가에도 줄줄이 달려있는 후지마츠리.
어찌보면 작은 신사의 등나무꽃 몇십그루일 뿐인데...엄청난 마케팅 능력이다;;


사실 등나무꽃이 보고 싶어서 여기를 검색해보기 이전까지는 
그 이름도 잘 들어본 적 없는 동네라서 굉장히 작고 조용한 곳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차 없는 거리를 해야 할 만큼 인파가 많다는 것에 살짝 놀랬다.


우리도 잠시 후면 이런 풍경을 보게 되는 걸까~ 하면서 들뿐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는데,
우연히도 현지분들로 추측되는 분들의 대화를 옆에서 듣게 되었다.

"올해는 개화가 너무 빨랐어요, 지난주에 이미 만개했더라구요. 
이제 끝났어요~"

헉...... 안되요....
저희는 이걸 보려고 50분이나 걸려서 왔단말입니다...😱

부디 뭐라도 남아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기도를 하면서 발길을 서둘렀다.


아, 도중에 현금이 없는걸 깨닫고 세븐뱅크에.

헌데 ATM이 너무 좁은 곳에 있어서 남편이 현금을 뽑는 동안 옆에서 편의점을 구경했는데,
모 과자에 낮설지않은 사진이 보여서 손이 간다.

일본에서 제일 매운 라멘을 판다는 가게라면서,
같은 회사의 일본 직원분이 한국 사람들은 매운거를 잘 먹는다던데 
이정도도 쉽게 먹을 수 있냐고 물어보기에
언젠가 기회가 되면 먹어보겠다며 웃고 넘겼는데 점포가 근처에 없어서 아직 안먹어봤다ㅋㅋ

그나저나 과자 시장에도 진출하고 참으로 야심이 많은 사장님이신 모양;;


그런데 아직 아침부터 점심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은 우리들.
그래서 사실 배가 많이 출출하다.

근처에 구글맵으로 맛집을 검색해보니 굉장히 평점 높고 리뷰수 많은 교자가게가 있었다.

메뉴는 오로지 교자 하나밖에 없으며,
교자가 다 떨어지면 즉시 영업 종료라는 카리스마 맛집.

신사에 가는 도중에 위치해 있어서
혹시나....하며 들러보니...!!


역시나...😭

도저히 기다릴 수 없을 것 같은 긴 대기줄에 좌절.
저 뒤로도 한참 사람이 서있다. 

가게 내부도 좌석이 많지 않아서 차례가 빨리 돌아올 것 같지도 않다.

"교자 맛이 아무리 맛있어봐야 교자 맛이지..."
라는 자기위안을 삼으며 돌아선다.


지나가던 길에 만난 시식.

굉장히 팥소가 꽉꽉 들어찬 하얀 만쥬같은 느낌이다.


그 맛은... 매우 건강한 맛....😳

팥의 밀도감이 대단하고 그 맛이 분명 진한데, 
문제는 단맛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아서 
나와 같은 어린이 입맛에게는 맛있게 받아들여지기가 힘든 그런 맛이었다.


역시 눈으로 먹는다는 일식, 패키지들은 참으로 아름답다.

시식 주신 것은 감사한데 구매까지 이어지지 못하여 왠지 안타깝다.


표지판 위에 앉아있는 비둘기.


길 건너에 검은색 도리이가 보여서 신기한 마음에 사진을 찍었는데 
신사가 있는 것 같지는 않고- 어떤 표시인지는 아직도 여전히 모르겠다.


드디어 입구에 도착!!

인파도 엄청나고 주변에 야타이들이 들어선 것을 보니 축제 분위기는 물씬 풍긴다.

저 빨간 다리를 넘어가면 본격적인 등나무꽃 뷰가 펼쳐진단다.


그런데... 어라??

등나무 꽃은 어디에 있죠...??

저 언저리에 보랏빛 아이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어야 하는데....💦


설상가상 스카이트리도 뿌옇게 보이는 오늘 날씨.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등나무꽃을 기대하면서 여기까지 왔을텐데...
안타까울 따름이다.


사전조사로 검색해 본 등나무꽃의 자태와는 비교되지 않는 부실한 볼륨감;;


넘쳐나는 인파사이에서 나는 아껴 신는 하얀색 운동화가 행여 밟힐까봐 
조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후문.

이런 곳에 왜 구태여 그런 위험한(?)걸 신고왔는가 하면-
꽃 구경을 간다고 들뜬 마음에 
평소의 검은 운동화 말고 화사하게 꾸미고 가고 싶었던 이유였는데...
정작 중요한 꽃이 부실하여 마음이 조금 아프다.


저~ 앞에 사람들이 유독 앞으로 가지 않고 정체가 되어있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저 앞에는 등나무꽃이 그나마 만개되어 있는 상태!

오오오-🎶


스팟이 이 곳 뿐이니 다들 카메라를 들고 하이에나처럼 몰린다.


구도니 조명이니 포커스니.... 신경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뭐라도 걸리겠지 하는 마음으로 적당히 셔터를 눌러준다.


등나무꽃은 연보라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니 하늘빛도 보인다.


이번에는 왠지 전반적으로 채도가 어둡게 나왔는데,
그 대신 등나무꽃들의 보랏빛이 한층 더 짙어보이게 표현이 된 것 같다.


다른 장소에서 이렇게 또 다른 각도로 보아도 예쁘다.





참배하려는 줄도 상당히 길었다.
멋 모르고 붉은 다리 위의 줄에 서있었는데 알고보니 여기 참배까지 쭈욱 이어지는 줄.


신도 아니고 신의 소(神牛) 까지도 참배를 받는 모양.
사람들의 손이 탄 듯 동상 군데군데 칠이 벗겨진 것이 보인다.


빨간 다리가 수면 위에 비추어지는 모습이 예쁘더라.


이쪽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왠지 허전한...


결국 등나무꽃이 피어있는 곳은 아까 보았던 거기 뿐인가보다.


연못에 거북이들!
카메이도에서 '카메'는 거북이를 뜻하는 한자인데, 
그 이름에 걸맞게 여기 신자이케에는 거북이들이 굉장히 많단다.

하지만 오늘은 주인공이 등나무꽃이었던지라 거기에 거북이들이 조금은 밀렸을지도.


생선을 거꾸로 꽂아서 소금을 뿌려가며 굽고 계신다.

밥 반찬도 아닌데 야타이에서 저걸 사서 어떻게 먹어야 하는걸까 내심 궁금한데...
주변에 저걸 구입하는 분이 없어서 아쉽게도 볼 기회가 없었다.


당고가 400엔에 다코야키가 4개가 500엔...
(물론 일반보다는 큰 타코야키였지만;;)

야타이 물가란 것이 다들 그렇지만,
우리 기준에서는 왠지 선뜻 사먹기 어려운 가격이라 
결국 고민고민하다 이번에도 그냥 구경만으로 끝냈다.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찍어보는 등나무꽃.


홈페이지에 실려있던 작년의 모습과 같은 풍경을 보지 못해서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내 생애 처음 만난 등나무 꽃, 이라는 점에 의의를 가지며 
다음 해에 더 아름다운 시기에 다시 만나는 것을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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