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일상 | 고용건강검진, 잡채동(丼) - JH and BK

2018년 4월 2일 월요일

일본일상 | 고용건강검진, 잡채동(丼)

입사를 한 지 벌써 2달인데 
사실 나는 아직도 입사 준비 서류를 전부 제출하지 않은 상태.
(인사팀, 미안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건강검진 결과의 제출인데
일본은 회사에 입사할 때 이것을 내는 것이 일반적인 문화인 듯,
건강검진 패키지 목록에 아예 입사제출용이 따로 나와있다.


일본 후생성에서 권고하는 항목을 모두 포함한거라는데...
여튼 별 거 없으면서 10만원이 넘는 비싼 검진 되시겠다.

그 동안은 일이 너무 바빠서 미루고만 있었는데,
인사팀에서 회사 가까이에 있는 병원들과 각각의 검진 비용 등을 
상세하게 조사해서 메일로 보내주면서까지 재촉을 하시니...😓

그나마 프로젝트가 숨돌릴만한 지금의 타이밍에 후다닥 다녀오기로 한다.


사실 일본으로 입국하기 바로 열흘 정도 전에 
한국에서 훨~씬 더 비싸고 검진항목도 많은 종합건강검진을 받았었던지라
번역을 해서라도 이걸로 어떻게든 퉁치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사정 설명을 해도 인사팀에서는 
"그 검진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검사항목을 포함하고 있을 것 같지 않아요." 
라는 입장. 

에휴~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고,
그들이 원하는 그 검진, 받아주기로 했다.


아까운 내 10,800엔....!!😱


한국의 으리으리한 검진센터들만 보다가 여길 와보니 뭐랄까 소박한 느낌 (笑)

4월이라는 시기때문인지 회사에서 단체로 보낸 듯, 
정장이 아직은 참 어울리지 않는 신졸 취업자들이 주변에 잔뜩 앉아있었다.

지난 달에 여기에서 나와 동일한 검진을 받은 팀메이트는
30분만에 모든 검진이 다 끝났었다고 했는데,
내 경우에는 이 단체랑 맞물려서 그런지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서 1시간 4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의사 선생님과의 면담도 굉장한 초 스피드.

👨🏻‍⚕️"어디 특별히 안 좋은데 있어요?"
👩🏻‍💼"없는거 같아요"
👨🏻‍⚕️"좋네요. (차트 덮으심. 음??)"

이제 일주일 후면 결과가 우편으로 발송된다고 한다.


근 2주간 작은 행복을 전해주었던 벚나무들,
이제는 정말 사쿠라시즌이 종료되었구나 하는 걸 새삼 느끼게 해준다.

오늘부터 팀에 새로운 멤버가 들어왔다.
중국인이시지만 일본에서 8년이나 살아서 그런지 일본어가 네이티브스럽게 유창하다.
동병상련의 동지가 생길줄 알았더니, 이런...!!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면 다 같이 점심을 먹는 것이 우리 팀의 암묵적인 룰 같다.
이 분들이 자주 하는 말, "その場のノリと雰囲気で."

암요암요- 그 분위기에 따라서, 
평소엔 도시락파인 나도 런치 외식에 동참을 하기로 한다.

하지만 사실은 새로운 분이 출근하시는 걸 까마득하게 잊어버린채 도시락을 받아왔었던지라,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도시락을 준비해준 남편에게는 많이 미안했다.
요건 그대~로 집으로 다시 들고가서 저녁에 야식으로 먹기로 한다.


점심 메뉴로 결정된 것은 아자부주반의 어느 야키니쿠 가게.

가장 비싼 A메뉴(1,350엔)부터 저렴한 D메뉴(880엔)까지 4종류의 런치메뉴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점심값에 너무 과소비를 하고 싶지 않기도 했고,
D메뉴였던 잡채동(丼)도 마음에 들었던 지라
다들 A메뉴를 시키는 와중에 꿋꿋하게 D를 주문했다.

혼자서 A메뉴를 2인분 주문하신 분도 계셨는데...덜덜
가만히 보면 우리 팀 사람들은 다들 미식가🍽에 부르주아💵들 같다. 


모든 런치 메뉴에 공통적으로 주시는 샐러드.
다른 메뉴들은 모두 한식풍이었지만, 
유일하게 이 샐러드만큼은 국적불명의 요리같았다.

돈부리 메뉴를 주문한 사람에게는 제공되지 않지만
야키니쿠 메뉴를 주문한 분들에게는 샐러드 이외에도 각종 나물과 잡채들이 올라간 플레이트가 나온다.


야키니쿠 메뉴를 주문한 분들이 반쯤 정도 드셨을 즈음에야
뒤늦게 겨우 나온 잡채동...ㅠㅠ

그래도 기다린 보람이 있게 맛이 있었다.
윤식당때문에 요즘 계속 잡채가 먹고싶었는데 덕분에 그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야키니쿠 가게에서 주는 잡채동이라 그런지 
고기들이 생각외로 실하여 감동~😁


퇴근 후, 도시락과 함께 먹을 컵라면이 사고 싶어서 세이유에 들렀다.

이 동네에 이사오고 처음으로 반액 할인을 하는 광경을 목격하고는
이성의 끈을 놓고서 마구마구 쇼핑...😱
50%라는 것에 마음놓고 마구마구 골라대니 
처음의 목적보다도 훨씬 많은- 천엔 가까운 지출을 하게 된다.

먹는 것 말고는 달리 소비하는게 없는데, 
문제의 그 "먹는" 걸로 돈을 다 써버리는 우리집 가계부ㅋㅋㅋ

아무래도 건강검진으로 아침까지 계속 공복이었던 것 때문에 배가 고팠는지
집에 오자마자 허겁지겁 먹어치우느라 사진은 생략되어버렸다.

타코야키도 맛있고, 오코노미야키도 맛있고, 오랜만에 먹는 라면도 맛있었다.
다음 반액 세일을 또 기대하며!

그럼- 오늘 하루도 잘 먹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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