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일상 | 출근길 미나토구 산책, 비 오는 날 - JH and BK

2018년 3월 8일 목요일

일본일상 | 출근길 미나토구 산책, 비 오는 날


오늘은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종일 비 소식이 있다.

출근하는 길, 
언제나 선명한 붉은 색을 드러내던 도쿄타워가 오늘은 비 안개때문에 뿌옇게 흐려보인다.
사진을 찍고 건너갈 신호를 기다리다가 문득 작은 일탈을 해보고 싶어졌다.

신호를 기다리다 말고 방향을 90도 확 틀었다.
그렇게 평소와는 다른- 처음 가보는 길로 걸어가본다.
조금 돌아가는 길이 되어버릴 것 같지만 왠지 그렇게 하고 싶은 기분이 들어서다.


고등학교가 있는데 아무래도 졸업식이 있는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한국에서는 2월이 졸업, 3월이 입학의 계절이었는데
여기에서는 한달씩 더 늦게- 
3월이 졸업이고 4월이 입학인 것 같다.


벌써 이런 핑크색을 볼 수 있다니 럭키~🎶❤️


한 그루뿐이지만 그래도 화사한 컬러감에 마음이 설렌다.

비오는 흐린 날이라 
어떻게 찍어도 사진에 예쁜 색감을 담아낼 수는 없던 것이 아쉽다.


길가에 나무들이 건물 높이 수준으로 정말로 컸다. 

오늘은 날씨나 여러 여건들로 삭막한 앵글이 되어버렸지만
여름즈음에 잎사귀가 많이 있을 즈음에 다시 여기를 보면 
꽤 멋질 것 같다는 상상을 해본다.


여기가 무슨 언덕인지 알려주는 표지판 같은데
이것마저도 왠지모르게 멋짐이 뿜뿜.


길 건너에 서양풍의 건물이 보이는데
어떤 용도의 건물인지 모르지만 외국에 와 있는 기분이 들어 사진을 찍어본다.
아, 그러고보니 물론 일본 자체가 나에게는 이미 외국이지만^^;;


언덕은 끝, 이제 내려가야 한다.

사실 이 내려가는 길이 빨리 나와야 했는데 좀처럼 나오질 않아서💦
덕분에 회사 건물을 빙 돌아서 가는 느낌이 되어버렸다.


미나토구가 도쿄23구 안에서도 꽤 부촌으로 손꼽히던데 그런 비싼 동네에도 묘지가 있다.
그리고 바로 앞에는 테라스가 마주보고 있는 맨션들...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은 뷰일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맨션들은 우리 집보다 훨씬 비싸겠지??;;


여기는 신사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요거 하나 달랑 있어서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여기는 시메이 언덕이란다.
옆에 무언가 더 적혀있지만... 까막눈은 그저 웁니다.😭


신사와 고층 빌딩이 이렇게 같은 앵글에 잡히니 뭔가 새롭다.


토마레!! ㅋㅋㅋ
멈추라니까 멈춰서서 사진 한번 찍어주시고.


저 멀리 희뿌옇게 도쿄타워가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곧 회사다.

잠시동안의 일탈을 마감하고, 노동의 현장으로 다시 뛰어들 시간 ㅠ_ㅠ)

밥값하러 갑시다...!!


오늘도 감사히 먹는 남편표 도시락!

그나저나 여자가 먹을 도시락이라고 하기에는 매번 너무 푸짐한듯;;

그런데 또 맛있는건 못 남기는 나쁜 버릇이 있어서
결과적으론 계속 과식하는 것 같다.
다시 살 찔 것 같은 예감이 들어 두렵다....😰


닭가슴살과 가라아게 파우더를 구입해서 직접 튀겨준 가라아게.

우리 집은 야간 전력이 저렴한 대신 주간 전력은 다소 비싼 요금제를 쓰고 있다보니
조금이라도 전기세를 줄여보겠다며 
주방에서 새벽에 닭을 튀기던 남편의 뒷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찡하다.

전기세 정도는 얼마가 나와도 쿨하게 다 낼 수 있는
연봉 짱짱한 사람이 되고 싶다.


우산이 있어도 외출이 힘들어보이는 궂은 날씨,
편하게 실내에서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이 한층 더 감사한 하루였다.


오늘도 고된 하루를 마치며 퇴근!!
이렇게 비오는 밤에도 몽환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도쿄타워가 좋다.


밤 10시- 꽤 야심한 시간이지만 
그래도 평소보다 이른 퇴근길이라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무서운 자신을 발견했다.

잔업 없이 퇴근할 수 있으면 더 행복할텐데-_-;;;큽


비가 내리니 도로가 깨끗해보여서 묘하게 기분이 좋다. 


역까지 마중나와준 남편과 함께 늦은 장을 보러 간다.

우리의 출출한 위장을 달래줄 음식은 과연 누구인가??!!


도시락 주제에(?) 498엔이나 하는 가츠동이라니...!!
딱 하나 남아있는 가츠동이 밤이라 세일 스티커가 붙어있다.

들어보니 꽤 묵직하기도 하고, 
많이 팔린 상품이라고 저렇게 광고도 붙어있으니 궁금해진다.
방앗간을 못 지나가는 참새마냥 자연스레 구입.


친절한 닭고기 부위 설명도.

이걸 보면서 처음으로 닭발이 모미지라고 불리는 걸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아는 모미지는 단풍🍁뿐이었는데, 
갑자기 닭발🐔의 난입-  혼란스럽다;;;


요즘 한동안 푸딩에서 졸업한 상태였는데
오늘 간만에 다시 구매욕구에 불을 붙여준 상품을 발견했다.


<봄 한정>이라는 마크가 마음을 설레게 하는
사쿠라&복숭아, 생 푸딩.
살짝 기대중이다. 내일 먹어야지~❤️


점심에 라면을 먹어서 저녁은 밥이 먹고 싶다는 남편과 반대로,
점심에 밥을 먹은 나는 저녁에 면이 먹고 싶었다.

그렇게 눈에 들어온 냉동 스파게티~!


냉동 파스타 부문에서 넘버 원을 차지했다는 마크가 보인다.
150엔이라는 가격도 부담이 없고, 
한번 믿고 먹어보기로 한다.


한꺼풀 벗겨내니 이런 느낌.


사진만 보고 골랐을 때는 하얀색 느낌이라 크림파스타인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이게 뭐라고 했지??"

👩🏻"볼로네즈야"

🧑🏻"아아. 근데 볼로네즈가 뭐야??"

👩🏻"....!!"

검색해보니,
아무래도 올리브 오일에 간 고기를 같이 볶은 파스타류를 볼로네즈라고 부르는 것 같다.
맛이 없지는 않았지만 간이 약하달까 왠지 밍밍한 느낌이 들어서
나중에는 김치랑 곁들여서 먹었다.


지금 다시 사진을 보니 비주얼적으로는 좀 아닌 것 같지만;;
아까 구입해온 가츠동 도시락과 소고기구이 도시락을 둘 다 맛보고 싶어서 
조금씩 덜어 원플레이트에 담아본다.

역시 비싼 음식에는 비싼 이유가 있는 것인지 가츠동은 맛있었다.
소고기 구이도 맛있었고
도시락 안에 곁들여져 있던 야키소바도 맛있다.

아- 맛있는 음식들이 너무 많아서
되레 걱정이 많이 되는 일본의 일상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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